Friday 27 February 2009

국민이 좋은 건, 당연히 멍청해서지.



상상을 해본다.
진작에 이 미디어 악법이 통과되고 시행이 되었더라면..
그렇게 여론을 통제할 수 있는 상태에서 30개월령의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기 시작했다라면,
그래도 우리가 촛불을 밝힐 수 있었을까. 하고.

아니다.
그런 일은 없다.
그 어느 지식인도 지식을 공유할 수단의 부재로, 재갈이라도 물린 듯, 잘못에 대해 혹은 진실에 대해 폭로할 수 없을 것이기에.
그러니 누가 감히 촛불을 켤 생각을 할 것이며, 또 누구들이 그에 동조하여 여론을 생성하겠는가!
설령 몇몇이 모여 여론을 생성한다치더라도 그것을 국민 모두와는 공유할 수 없지 않은가!
미디어의 도움이 없이는.
미디어란 수단이 없이는.


이 정권은 촛불을 계기로 깨달은 것이 있다.

-"국민이 똑똑하면 피곤해.
그들은 그저 우리들의 생활의 불편을 해소해 주는 정도로만 똑똑하면 그만이야.
너무 멍청한 건 문제가 있지. 세금을 갉아먹잖아.
그저 우직한 소처럼 일하고 개처럼 따르기만, 그 정도만 하면 돼. 그게 국민이야. 그게 국민의 바람직한 자세야."-

국민을 우민화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것을.
-이것은 실제 일제가 침략기에 우리나라에 실시한 정책이기도 하다. 다스려먹기 좋게.-
그래서,
정보 전달의 최고 매개체인 미디어 장악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것은 이렇게도 해석된다.
"너희의 의견 따윈 듣지 않겠어. 들을 필요가, 가치가 없으니까."
그런 의지의 표현이라고.


이미 미디어는, 미디어의 정책은 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아직 법이 통과된 것도, 시행이 된 것도 아닌데도.
이 기조의 가장 치명타를 입은 이가 아마도 노무현 前 대통령이지 싶다.
이제 그에 관한 칭찬거리 뉴스를 우리는 접하지 못한다.
칭찬을 떠나서 현 정권과 비교되는 어떠한 정보도 우리는 접하지 못한다.
한동안 우리는 퇴임한 노 대통령의 신변잡기까지도 뉴스로 생산되는 것을 보았는데,
이제는 안 좋은 소식 옆에 자리한 노무현이란 이름만이 미디어 매체를 탈 뿐이다.
이제 사람들은 노 전 대통령을 어떻게 기억할까?
'나라를 망쳐먹은 놈' 이래,
       
       
       
천인공노할 비리 대통령으로 남겠지.


미디어.
실제로 이 정권이 서민들을 위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더라도,
홍보 사진 몇 장과 비디오 한 두 편이면,
그것을 반복해서 유통시키는 것으로,
국민 모두에게 자신이 그들을 위해 대단히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여기게 만들 수 있다.
-이것이 그의 지지율을 설명해 주고 있다고 본다.-
용산 참사를 강호순의 연쇄 살인사건으로 덮으려 했던 건 비록 탄로가 났지만,
故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은 그것을 씻은 듯 감추어 주지 않았던가!
그렇게, 해를 가릴 수 있다.
그게, 미디어의 힘이다.

미디어에서 계속 행복과 희망과 부(富), 긍정적인 미래만를 생산·유통한다면,
우리는 아무도 불행한 줄, 절망한 줄, 가난한 줄, 가망성이 없는 줄, 속은 줄, 제일 중요한 "돌이킬 줄" 을 모르게 될 것이다.
그렇게 멍청한 국민이 되어, 권력자에게 사랑 받으며, 소처럼 일만하다 죽을 것이다.

Pixelnase, Flying Brain, 2007
덧붙임.
2MB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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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택현 (2009/02/27 18:58)
오랜만에 이런 글 쓰셨네요.
반갑네요. ^^
한국 근현대사를 공부할 때 들어보았습니다.
"우민화 정책" 일제의 목표이지요. 기초 교육만 시켜서
모 더하기 빼기 이런거만 가르쳐서 "말" 만 알아듣게 해서
일 시키는거...
海兒님 께서는 미디어에서 우민화 정책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전, 학생이잖아요.
학생답게 전 교육 현장에서의 우민화 정책을 말해보겠습니다.
2008년의 교육계를 분노하게 했던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교체" 문제입니다.
나의 학교 선생님도 이 문제 때문에 많이 우셨어요. 세계사 선생님도 도와주시고
그랬는데도 결국 압력은 이기지 못했어요.(경기도는 100퍼센트 다 바꿨다는 거 같던데..)
새로운 교과서에는 잘 아시다시피 김구가 Terrorist 로 나오지요.
정말 멋진 나라입니다.
친일파는 잘 먹고 잘 살고 독립 운동한 자손은 아직도 힘들게 살아갑니다.

지금의 프랑스를 만든 것은 무엇입니까?
그들은 나치 추종자들을 정리합니다.(자세히는 총살이지요)

과거에 연연하지 말자구요?
아무 때나 갖다가 부치지 마세요. 멍청이들아..

제가 좋아하는 노래 하나 떠오르네요.
The best damn thing
명박, You are the best damn thing that my eyes have ever seen.

Sophy (2009/02/28 21:00)
다시 한번 확인 바랍니다.
교과서에 진정 김구 선생을 테러리스트라고 지칭하고 있는지 말입니다.
테러리스트로 그리고 있다는 건지, 정확히 테러리스트라 규정하고 있는지 등을요.
시간이 넉넉하시다면, 또 분량이 많지 않다면, 교과서의 그 부분을 올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수고스럽지 않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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