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5 January 2009

개구리 삶기



아마,
다들 알 것이다.
개구리를 어떻게 삶는지.

개구리를
찬 물에 넣고
서서히 열을 가하면
개구리는 조용히 죽음을 맞는다.
허나,
끓는 물에 넣으면
개구리는 "앗 뜨거워~" 솥 밖으로 튀어나와 화상입은 개구리가 된다.


한시름을 놓은 지금,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이것이다.

'정말, 그러려던 걸까?'
'정말, 그 얼토당토 않은 언론법들을 통과시키려 했던 걸까?'
'그저, 이것도 길들이기의 일환은 아닐까?'

이명박 정부는,
누가 뭐래도-국민이든 세계 인권단체든-, 어청수 경찰청장을 끝까지 사수하는 것으로 국민을 길들였다.
이명박 정부는,
누가 뭐래도-국민이든 권위있는 학자든-, 강만수 장관의 허접한 경제철학을 끝까지 감싸안음으로 국민을 길들였다.
이명박 정부는,
시장에서 목도리를 풀어주는 촌극을 연출함으로써 국민을 길들였다.
이명박 정부는,
'세금 안 올린다', '국민이 반대하면 안 한다' 등등의 거듭된 우스운 거짓말로 국민을 길들였다.

이렇게 그는,
국민을 개구리 삼기하고 있다.

뭐든,
벽에 부딪히게 해서,
국민이 '아무리 말해도 안 들으니, 말을 말자!' 하게 만들 심산이지 싶다.
국민을 모두.
특히 돈 없는 사람들을,
정치와 부(富), 지식, 권력에서 소외시키기 위한 고도의 전략을 펴고 있는 것만 같다.
그래서,
지금 직권상정을 포기하는 것으로 한 발 뒤로 물러선 시늉을 한 것 같다.
지금 물러서지 않으면 찬 물이 아닌 뜨거운 물에 개구리를 넣은 것과 같게 될 것 같아서.

촛불이 꺼진 것처럼,
언젠가는 민주당도 민노당도 지칠 때가 올텐데,
그때까지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가 쥐락펴락을 반복할텐데,
그렇게 찬 물을 서서히 데워 갈텐데.
aa.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이 솥은,
아직도
여전히
가열 중인데
그것을 인지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국민들이, 당장 먹고 살기 바쁜 국민들이 그걸 할 수 있을까.
언제까지 인지하고 주의하며 주시할 수 있을까.

aaa.
절망스럽다.

Shepard Fairey, Alfred E. Neuman on the cover of 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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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2009/01/06 11:08)
잘 읽었습니다.
"개구리 삶기" 작전은 긴가민가하는 음모론이 아니라 실제로 정치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식인데다가 실제로 효과적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지난 촛불시위때에도 이랬다저랬다 끊임없이 국민들을 짜증나게하며 지치기를 기다렸고 결국 원하는대로 미국소고기를 원안대로 수입했습니다.
어쩌면 방송법, 금산분리법 등도 결국 통과될지도 모르죠. 하지만 역사는 단기적으로는 뒤로 물러서기도 하면서 발전하는 것 같습니다.
참 많이 고통스러운 과정이지만, 이 과정에서 시민들이 배우는 점도 많을 것이고, 그것이 집단적 교훈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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