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20 April 2011

개, 쌍용



Prologue
나는
눈물을 닦으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헌데,
내 맞은 편에 앉아
내 얘기를 듣던 그녀는
나와 다른 편에서
내 얘기와 내 눈물을 중간에 잘라냈다.
그녀는 사측 편이었다.
해고 노동자들의 시위를 '이기적'이라 말하는.

나는 그날
길잡이를 잃었다.
'자기연민'이란 단어가 불쾌해서 였는지
그녀의 편재가 나와 같지 않아서 였는지
정확히 구분지을 수 없지만
그날 이후로
더이상은
그녀를 존경하지 않게 되었다.
-예수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말했다.
헌데,
그녀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에게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는 철저히 타인이었다.
그래서,
그날 이후로
그녀는
내게서 사라졌다.-


2009년 쌍용차 사태는
사람들에게
해고 노동자가
철저한 타인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건,
지하철 안
여학생 한 명이
남학생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고 있을 때
객차 안 누구도 그녀를 도와주지 않고 그저 눈을 돌리기만 했던 일과 같다. -실화다.-
아니,
쌍용차 사태는
방임을 너머 동조까지 한 셈이니 더하다고 해야 하겠지.
공권력이 투입됐고 생계가 얽힌 평택민들과 연고가 없는 국민 대부분은 사측을 지지했으니까.
어쩌면 그래서,
《시사매거진 2580》에서 보여지듯
사측의 저급(低級)하고도 질긴 복수가 가능한 것이리라!
당시 시위에 참여했던 노동자들의 트라우마가 깊을 수밖에 없는 것이리라!
-합의 이후로 시위에 참여했던 노동자들은 타사로의 재취업이 거의 불가능 상태다.
일부러 이력서에 '쌍용자동차'를 쓰지 않는데도 말이다.-

쌍용자동차는
무급 휴직자들을 현재, 희망고문 중이다.
아마도,
-40일의 지리한 작정기도 끝에 절망한 내 눈에는-
아무도 재고용될 것 같지 않지만,
현재도 그들은
-처음 약속은 작년 8월에 소리 소문 없이 지나갔다.-
사측의 연락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휴직자들에게 묵묵부답(默默不答)으로 일관하고 있다.

LonelyPierot, Loneliness and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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